- 엄마인 척 연기하세요 # 책과 삶 이야기 # 와일드 로봇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많아져요. 책을 덮어도 계속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면 그건 아마 내 삶을 건드렸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면 글을 쓰고 싶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지요. 내일부터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된다는데, 이상하게도 가정의 달은 숙제가 더 많아지는 기분이에요. 나를 이루는 여러 가지 모습 중에 엄마, 며느리, 딸로서의 모습이 유독 도드라지는 것 같아요. 토요일 아침 모처럼 여유가 있어서 마음에 남아 있는 이야기 올립니다. ^^ ------------------------------ 『오싹오싹 팬티』라는 웃기면서도 으스스한 작품으로 아이들을 충격에 빠뜨린 작가 피터 브라운. 자꾸 되돌아와서 어둠 속에서 빛나는 팬티를 보면서 아이들은 웃어야 할 지 울.. 2022.05.02
- 자유롭고 당당한 어린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전 날인 3월 1일이면 가슴이 설렙니다. 대한독립만세 운동의 기운이 바닥에서 치고 올라와서... 가 아닙니다. 내일 새로운 어린이들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과 어떻게 첫 시작을 열어야할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폭풍처럼 몰아칩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에서 핵심은 '꿴다'라는 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추와 단춧구멍이 정확하게 꿰어져야 옷 모양새가 말끔히 완성이 되듯, 어린이와 교사의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 해의 시작이 매끄럽습니다. 어떻게 어린이들과 만날까 고민하면서 3월의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서로 소개하고 친해지기, 학년 하루 일과 알아보기, 공부의 목적과 방법 알아보기, 우리반의 이름과 약속 정하기 등 해야할 공부들이 많았습니다. 줄줄 이야기만 늘어놓으면.. 2022.03.13
- 학교는 자유롭고 평등하게 서로 만나 공통된 세계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5학년 1반 담임을 맡은 교사 최민경입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 학교 교사로 십여 년을 살아가다 우연히 놀러왔던 양평이 좋아서 2011년에 양평으로 들어왔습니다. 수입초등학교에서 8년, 서종초등학교에서 3년째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재작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을 때 저는 휴직해서 잠시 학교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유례 없었던 팬데믹 상황에서 현장의 선생님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란 무엇인지, 학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가 장기간 문을 닫았을 때 아이들은 절실히 학교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보호자들 역시 아이 밥 먹이고 온라인 학습을 챙기고 아이를 돌보며 다시 학교에 보낼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은 집과 보호자.. 2022.03.13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라이프 앤 페이지, 2020) 세상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조차 기어이 바닥을 드러내게 만드는 동네가 있었다. 품위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타인을 대접하는 사람, 나의 상처가 아픈 만큼 남의 마음을 섬세하게 헤아리는 사람이고 싶었다. 품위는 인간에 대한 예의이자, 가진 것 없는 자가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지켜야할 방어선이었다. (...) 어떤 환경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품위와 교양과 인격이 다른 환경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필사적인 노력을 통해 만들어야 하는 태도였다. 피곤하고 지친 나머지 끝내 화만 남은 이들에게는 인간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했다. (83~84) 자기만의 공간을 소유한다는 것은 자기만의 시간.. 2021.08.05
- 노력의 기쁨과 슬픔(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다른/2021) ** 책의 부제는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이다. 철학자가 쓴 자기 계발서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이 책은 "노력하지 않으면 게으른 건가?" 질문한다.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돕는다고 말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결실을 얻는다는 통념에 반하여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며 충분히 휴식한 몸이 갖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운동선수들의 예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두고 숙고하는 태도가 상상과 수동성, 공포를 촉발하므로 일단 행동을 시작하고 계속하면서 생각이 행동의 지배 아래 놓여야 함을 곡예사의 예를 통해 보여준다. 목표를 성취했다면 그것은 애써서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진정으로 욕망하며 몰두하여 즐겼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러니 애쓰지 말 것. 편안한 자세를 취해서 그 어떤 것도 가능한 몸을 만들어.. 202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