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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모으기/문장들 : 2019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 동아시아, 2018)

by 맑은 물 2019. 3. 13.

이 책은 역사와 과학을 줄기 삼아, 인간의 몸과 질병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주제는 생산되지 않는 지식과 측정되지 않는 고통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 그 과정에서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이해를 포기하지 않는 길을 함께 찾을 수 있길 바랐습니다.

모든 지식은 특정한 사회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지식이 생산된 역사적 맥락을 아는 일은 그 결과를 이해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7)

 

그리고 질문하고 검증하는 과학의 힘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 그 어떤 명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더 나은 설명을 찾아가는 과학적 사유는 인류가 세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가장 든든한 도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7~8)

 

의학 문명은 고통을 기술의 문제로 변모시켰고, 그때 괴로움으로부터 그 고유한 개인적 의미를 뺏는 경향이 있다.” (이반 일리치)

의학의 입장에서 고통은 기술적으로 측정하고 제거해야 하는 무엇입니다. 이러한 고통의 수량화는 그 고통을 직접 몸으로 겪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

이반 일리치의 질병과 죽음에 대한 물음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해야 고통과 죽음을 삶의 일부로 끌어안고, 그 과정에서의 주도권을 외부인이 아닌 죽어가는 사람 자신이 가질 수 있을 지에 대해 묻는 것이지요. (236)

오래 사는 일과 고통을 없애는 일에 모두가 집착하는 세상에서, 일리치는 고통을 살아내는 일을 공부하고 실천했다.” (제리 브라운, 일리치의 삶과 사상에 대한 언급) (237)

 

과학은 확고한 진리의 묶음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에 질문을 던지는 비판적 사고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합리적 사유 방식이니까요. (242)

 

 

(2019313)